그날 아침의 기억 2
분명히 나란히 누워 잠이 들었는데, 깨어나 보니 그가 침대 끝 저만치에 누워 있었다. 누구처럼 ‘나, 이 사람을 200년 동안 사랑하리라’는 다짐을 속삭이기에는 너무나 로맨틱하지 않은 거리. 그냥 그렇게 누워 잠시 눈을 껌벅거려본다. 꼭 껴안은 채 눈을 뜨고, 눈앞에 보이는 그의 입술이 너무 사랑스러워 살짝 포개던 촉촉한 기억은 어디로 간 것일까. 내 팔 한 짝의 길이만큼 벌어진 그와 나 사이의 거리를 채우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. 오래전. 뼈가 으스러질 것처럼 세게 껴안고 잠들어가던 찰나의 순간. 내가 이러다 죽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. 너무 행복해서 현실이 오히려 꿈같았던, 그래서 한순간 손을 놓으면 안개처럼 사라질까봐 불안해했던 시간. 그와의 만남이 환영이 아니기를 매일 밤 잠..
사랑을하다
2007. 12. 4. 01:30